퀘이크 시리즈
1. 개요
이드 소프트웨어에서 개발한 FPS 게임 시리즈.
90년대 게이밍의 멀티플레이와 3D 그래픽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시리즈로, 둠 시리즈와 더불어 이드 소프트웨어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4개의 본편과 2개의 외전작이 발매되었다. 96년에 첫 작품을 시작으로 97년에 퀘이크 2, 99년에 퀘이크 3가 출시되었으며, 2005년에는 레이븐 소프트웨어에 의해 4편이 개발·출시되었다. 2007년에는 외전작인 에너미 테러토리: 퀘이크 워즈가 발매되었으며, 2010년에는 퀘이크 3를 웹 브라우저 기반으로 리마스터링한 부분유료화 게임인 퀘이크 라이브가 출시되었다. 이후 2017년에는 퀘이크 챔피언스가 발매되었다.
2. 현대 e스포츠의 시작
퀘이크 시리즈의 의의는 현대 e스포츠의 시작을 알린 최초의 게임이며 역사상 최초의 e스포츠로 취급받고 있는 게임 시리즈이다. 당초 스타크래프트보다 한참 먼저 오프라인 및 온라인 대회를 열거나 개인 선수에게 스폰서가 붙는 체계를 성립했으며, 퀘이크의 프로화 또한 1995년 10월에 열린 '저지먼트 데이'라는 둠 2의 윈도우 95판 출시 기념 행사에서 둠 2 윈도우 95 포트를 시연하면서 동시에 열린 둠 2 공식 대회에 기반하고 있다. 이 대회는 미국 각지에서 선발된 20명의 게이머가 초청되었고 결승전에서 맞붙은 두 명의 게이머는 당시 멀록이라는 id를 사용했던 유저, 그리고 훗날 퀘이크를 통해 프로게이머의 시작을 알린 그 전설의 홍콩계 미국인 게이머이자 WASD 컨트롤의 창시자 '트래쉬 퐁'(데니스 퐁, 본명 方鏞欽)이다. 대회는 '트래쉬 퐁'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고 당시 대회장의 분위기 및 관전하는 팬들의 열기로 인해 관계자들의 발언에서 '''스포츠'''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그 시작을 알렸다. 이후 둠 2는 드왕고 서비스를 통해 네트워크 플레이를 본격적으로 보급하였고 퀘이크 1에서 퀘이크 월드로 넘어가며 접근성이 더 쉬워져 점점 규모가 커지게 되었다.
마침내 1997년 12월에 발매된 퀘이크 2는 현대 e스포츠가 최초로 발생하고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탄생하고 언론에서 명시되는 일단 계기가 되었다. 당시 1998년의 퀘이크 2 대회는 언론에서 '''프로게이머'''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고 공식 프로게이머 토너먼트가 개최되었다. 이때 '스타 플레이어'들이 등장하였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앞서 언급한 "트래쉬 퐁"이며, 이외에도 "이모탈"이라는 당시 '''17세'''에 불과한 플레이어가 주목받으며 유명세를 떨쳤다.
당시 메이저 대회 규모를 현재의 "Professional Gamers ' League Season 3 Championships" 기준으로 살펴보면 당시 예선 참가자만 800명을 넘었고 본선 토너먼트는 3일에 걸쳐서 진행했으며 우승상금은 8500 달러였다. 규모가 커진 현재 기준으로는 우습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몇년 후 한국에서 위세를 당당히 날렸던 온게임넷 스타리그가 2달 정도의 기간에 우승상금 2천만원이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오히려 기간대비 많은 금액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당시 대회 시스템은 '온라인 예선'을 개최하고 본선은 '오프라인 경기'로 이루어졌으며 오프라인 경기에서는 최종적으로 예선을 통과한 30명이서 대회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당시 대회 사진을 보면 PC방과 같은 곳을 임대해서 진행하여 규모가 작은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이미 그 순간 또한 '수백 명'이 참가하는 지옥의 예선을 거치고 올라온 최후의 인원들만이 초대되어 벌이는 전장일 뿐이다. 즉, 이를 곧 게임대회 규모로 착각하는 것은 매우 터무니없다.
더구나 이런 규모로 대회가 개최되면서 스타 플레이어가 탄생하였고 스폰서 및 각종 게임계 활동을 활발하게 시작하는데 이 때문에 당시 최초의 프로게이머라고 할 정도로 대표적이고 최강으로 등극했던 알려진 자가 바로 앞서 언급된 '트래쉬 퐁'이다. '트래쉬 퐁'은 1998년에만 프로게이머 활동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100,000$'(2016년 기준 한화 1억 1천이다)가 넘었다.
이렇듯 현대 e스포츠의 시작을 퀘이크 시리즈로 거론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며 오히려 정확한 것이다. 한국은 이 같은 흐름을 고스란히 스타크래프트에서 이어받고 여기에 오히려 한 발 더 나아가 방송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면서 e스포츠의 일대전기를 마련하고 규모를 더욱더 키우면서 현재까지 발전했다.
3. 세계관
시리즈의 세계관이 뒤죽박죽인데, 이는 시리즈 초기의 개발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우선 1편은 존 로메로의 기획안에 입각하여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FPS/RPG/격투의 복합 장르 게임으로 개발되고 있었는데, 더딘 개발 속도로 인해 개발 도중에 방향을 급선회하였고, 이 와중에 미래 테마를 더하여 중세와 미래가 뒤섞인 세계관이 탄생했다. 참고로 1편의 중세 세계관은 H.P.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에 큰 영향을 받았다.
2편은 본디 퀘이크의 후속작이 아닌 신작으로 기획되고 개발 중이었으나, 개발이 상당 부분 진전된 시점에 생각해뒀던 이름이 이미 다른 회사에 의해 상표 등록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고, 결국 전작과의 연계점을 부랴부랴 더한 후 퀘이크 2의 이름으로 발매하였다. 1편이 중세 배경인데 비해 2편이 뜬금없이 SF 분위기의 외계 혹성을 무대로 하는 건 이런 이유이다.
퀘이크 3는 스토리 모드를 배제하고 멀티플레이 전용 게임으로 기획되며 전작들과는 또 다른 독자적인 세계관을 담은 게임이 되었고, 4편에 와서야 퀘이크 2의 세계관을 이어감으로써 비로소 시리즈간의 연관성이 생겼다. 하지만 퀘이크 2의 스트로그 세계관을 차용한 퀘이크 4와 에너미 테러토리: 퀘이크 워즈가 상업적으로 별 재미를 보지 못하면서 퀘이크 시리즈는 다시 세계관이 뒤엎힐 위기에 처해 있다. 이젠 제작사조차 시리즈가 정체성 위기(identity crisis)에 빠져있다고 인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퀘이크 시리즈에 있어 가장 중심이 되는 스트로그 세계관은 퀘이크 워즈 → 퀘이크 2 → 퀘이크 4 순서로 진행된다. 퀘이크 워즈는 2065년의 근미래를, 그리고 나머지 퀘이크 게임들은 2245년의 보다 먼 미래를 무대로 삼고 있다. 스트로그 세계관에서는 그야말로 안습한 스트로그의 삽질을 볼 수 있다.
4. 멀티플레이
퀘이크 시리즈는 싱글플레이보다는 멀티플레이로 유명하다.[1] 퀘이크 시리즈는 라이벌인 언리얼 토너먼트 등장 전까지 가장 인기있는 아레나 FPS으로 군림했고, 특히 퀘이크 3 아레나의 경우는 발매된지 17년이 지난 지금도 각종 게임 대회의 공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퀘이크의 멀티플레이가 갖는 특징은 빠른 스피드와 다소 단조로운 느낌이 들 정도로 단순하지만 잘 갖춰진 밸런스를 들 수 있다. 로켓 점프에 버그나 다름 없었던 가속 점프가 발견되고 널리 쓰이게 되면서 안그래도 빠른 퀘이크 시리즈는 걷잡을 수 없이 빠른 게임이 되었고, 아기자기하고 다채롭기보다는 밸런스를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성은 하드코어 게이머들에게 크게 어필했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은 뉴비의 진입을 어렵게 함으로써 후일 언리얼 토너먼트와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의 대안 게임들에 의해 덜미를 잡히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한때 PC방 붐을 등에 업고 퀘이크 3가 꽤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밀리터리 게임들과 후손격 게임들의 기세에 밀려 매니아 게임으로 전락했다. 2010년에 퀘이크 3의 웹 버전인 퀘이크 라이브가 나왔지만, 기존 유저들만 플레이하고 신규 유저가 유입되지는 않고 있다. 참고로 누군가 당신에게 퀘이크를 권해 처음으로 게임을 접하게 된다면 '''수십 수백번은 아무것도 못하고 죽을 각오는 하고 들어가는게 좋다'''. 백의 백 확률로 그 사람은 당신보다 고수이고, 연습을 시켜 준답시고 여기저기 끌고 다니면서 찬 바닥에 눕게 할 확률이 크다. 신규 유저가 잘 유입되지 않는만큼 기존 유저들은 거의 베테랑들이다. 기본적으로 밀리터리 게임에서는 마우스 감도를 매우 낮게 잡고 정밀하게 조준을 하는 유저들이 많지만, 퀘이크에서는 순간적으로 360도 전방향을 커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식의 감도로는 반응도 늦어질뿐더러 금방 지칠 수 밖에 없다. 슈팟 하고 끌어치기 에임을 돌렸는데 '''공중에서 로켓이 명중한다.'''
덕분에 매우 높은 감도로 정밀한 조준을 해야하는데다가, 상대를 보고 조준하는 동작조차 있어서는 안되고 상대가 보인 순간 순간적으로 쏘고 튀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초보유저들이 가장 난감해하는 부분이면서 퀘이커들을 푹 빠지게 만든 재미요소이기도 하다.[2] 또한 아이템 스폰 시간 및 위치 역시 암기해서 스폰 시간에 맞춰서 남보다 먼저 아이템을 선점해야하는 등(특히 1:1)의 패턴 암기능력도 다소 요구된다. 이렇게 되다 보니 봇 매치는 설령 '''나이트메어 난이도 봇'''이라고 할지라도 손풀기 내지는 연습게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 되어버렸다. 퀘이크 3가 한창 현역이던 시절, 다시 말해 게임 자체가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플레이어 개개인의 기량이 떨어지던 시절일 때조차 대인전에 도전하려면 '''나이트메어, 하다못해 하드코어 난이도 봇매치는 졸업하고 도전해야 한다.'''[3] 는 것이 정론이었다. 하물며 남아있는 퀘이커들 전원이 베테랑급 괴수 플레이어인 지금에 와서는...
다만 이 모든 사항도 최신작 퀘이크 챔피언스에서는 예외이다. 수익성 문제 때문에(초보유저들의 유입 저하) 뉴비들을 많이 오게끔 배려한다고 밝힌 상태이다. 퀘챔은 MMR로 격리되니 상관없다. 퀘이크 챔피언스를 1000시간 했으면 이제 고수 많은 퀘이크 라이브로 갈아타도 될 정도.
5. 장점과 단점
장점 : 극단적인 공평함(경쟁전은 무조건 '''1대1''' 싸움으로만 돌아간다), 캐릭터빨을 최대한 덜받게 만드는 디자인.
단점 : 고인물들이 만들어낸 유명한 극단적인 진입장벽.
6. 기타
퀘이크 시리즈는 둠과 더불어 모드가 대중화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게임이었다. 수많은 커스텀 스킨과 모드들이 즐비하며, 팀 포트리스, CTF 등의 유명 멀티플레이 모드가 퀘이크의 모드로 출발했다.
아직까지도 매년 퀘이크콘이라는 대회 및 모임이 개최되는데 사실상 뉴타입 경연장이라고 봐도 될 정도이다. 팀 포트리스 2의 유명한 유저들 상당수가 이쪽 출신.
2016년 6월 13일 E3 베데스다 쇼케이스에서 후속작이 발표되었다. 공개된 이름은 퀘이크 챔피언스(Quake Champions).
퀘이크 1과 퀘이크 2에 이어 퀘이크 형제 모두가 한시적으로 무료로 풀렸다. 2020년 8월 18일 퀘이크 3를 베데스타 런처를 깔고 로그인을 하면 받을 수 있다.
퀘이크 3마저 AI에 정복당했다. 단 바둑과 달리 FPS 게임의 경우 AI는 사실상 온갖 핵으로 중무장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AI도 로봇 팔로 키보드를 조작하는 게 아니라면 공정한 매치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비판도 있다.
7. 퀘이크 시리즈 목록
- 퀘이크 (1996)
- 퀘이크 미션 팩 1: 스커지 오브 아마곤 (1997)
- 퀘이크 미션 팩 2: 디솔루션 오브 이터니티 (1997)
- 퀘이크: 에피소드 5 - 디멘션 오브 더 패스트 (2016)
- 퀘이크 2 (1997)
- 퀘이크 2 미션 팩: 더 레커닝 (1998)
- 퀘이크 2 미션 팩: 그라운드 제로 (1998)
- 퀘이크 2 넷 팩 I: 익스트리미티 (1998)
- 퀘이크 3 아레나 (1999)
- 퀘이크 3: 팀 아레나 (2000)
- 퀘이크 4 (2005)
- 에너미 테러토리: 퀘이크 워즈 (2007)
- 퀘이크 라이브 (2010)
- 퀘이크 챔피언스 (2017)
8. 관련 문서
[1] 하지만 이게 퀘이크 시리즈의 싱글플레이가 약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발매 당시 기준으로 꽤 수준급의 싱글플레이를 갖추었고, 퀘이크 1, 2 시절에는 하프 라이프에 버금갈 정도로 많은 수의 싱글플레이 유저 맵이 만들어지기도 했다.퀘이크 1의 싱글플레이 유저 맵 일람[2] 레이싱 게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빠르게 뛰어다니면서 순간적으로 등장한 적에게 본능적으로 샷을 날리고 성공시키는 재미는 밀리터리 게임에서는 맛보기 힘든 퀘이크의 특징이다. 특히 위 샷을 레일건이 아닌 로켓 런처로 성공시켰을 경우의 쾌감은 직접 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3] 아무리 어려워도 봇은 봇인지라... 사실 투사체는 무빙을 하면 피할만 하고 또 '''무빙도 거의 안하거나 느리다.''' 또 스패밍같은걸 안하려 하기 때문에 투사체 발사 예상 위치가 있어 어느정도 간파가 가능하다. 물론 '''히트스캔''' 무기는 애미없는 정확도로 쏴댄다.